이번 HRBB 뉴스레터에서는 지난 2024년 8월 중 보도된 국제입양 관련 주요 소식을 전합니다.
1. 호주
호주의 공영 방송국 ABC는 2024. 8. 3. “한국 입양기관이 아동들을 호주로 입양 보내기 위해 입양기록 위조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이 기사는 호주 ABC 심층취재 프로그램인 ‘Background Briefing’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쓰여진 것입니다. Background Briefing 조사의 구체적인 내용은 40분 분량의 ABC 팟캐스트 라디오 “입양기관, 아기 매매 뇌물 의혹” 제목으로도 같은 날 공개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호주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방영하는 호주 ABC 심층취재 프로그램 ‘Foreign Correspondent’는 위 2024. 8. 3.자 기사 보도 3개월 전인 2024. 5. 2. 해외특파원 취재영상 “한국의 가짜 입양을 조사하다”를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에서 해외특파원 기자는 한국 체류중인 해외입양인들과 동행하며 입양기록 위조, 입양아동 신분 조작, 아동 납치 입양에 대해 보도하였습니다. 따라서 위 2024. 8. 3.자 기사는 호주 ABC의 한국 국제입양 심층보도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위 2024. 8. 3.자 기사에서는 호주-한국 국제입양의 유일한 중개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Eastern Social Welfare Society, ESWS, 이하 “동방”)의 입양기록 위조와 아기 매매 의혹을 다루었습니다. 한국 출신 호주 입양인 Anna는 자신의 입양기록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ABC Background Briefing 취재팀에게 제보하였습니다. Anna의 입양기록에는 그녀가 미혼모의 딸이었다고 되어 있지만, 사실 그녀는 한 부부의 네번째 딸이었습니다. 그녀가 태어난 직후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Anna의 친부와 산부인과 의사는 친모에게 입양을 강요한 것입니다. 친모는 입양동의를 하지 않았지만 그 뒤로 딸을 만날 수 없었고, 딸이 호주로 입양을 간 줄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이처럼 입양기록이 사실과 다르다는 제보를 받은 Background Briefing 취재팀은 Anna의 입양기록 문건에서 찾아낼 수 있는 이름들 중 호주, 한국 측 사회복지사들에게 연락을 시도했고, 그 중 호주 사회복지사 Josie McSkimming과 동방에서 일했던 사회복지사 민자(가명)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Josie McSkimming은 Anna가 호주로 입양된 1987년에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청년 지역사회 지원부서에서 입양부모와 입양아동을 연결해주는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거의 30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녀는 동방이 작성하여 보내온 입양 문건들이 너무 유사하였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입양 배치 부서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로서, 한국에서 온 입양기록들이 이상할 정도로 비슷하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아이의 입양 배경에 대하여 ‘입양아동은 미혼모의 자녀이며,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기 어려워 더 좋은 환경으로 보내고자 아이를 포기하였다’는, 같은 이야기의 변주일 뿐이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것에 최초로 의문을 제기한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보수적인 한국사회에 그 이유를 캐묻는 것이 문화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동방이 호주 입양부모들에게 수용 가능할 만한 내용으로 입양기록을 조작한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한편, 민자(가명)는 동방에서 일했던 사회복지사였습니다. 그녀가 동방에서 일했던 1970년대 후반 ~ 80년대에 입양기록 위조가 만연했다고 말합니다. 동방이 한 입양아동마다 “한국어로 된 진짜 기록”과 “영어로 된 가짜 기록”을 만들었다고 하며, “한국어로 그들은 고아가 아니지만 영어로는 고아”로 표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동방의 직원들이 병원 직원들에게 신생아를 얻기 위한 대가로 뇌물을 주었고, 뇌물을 받은 병원 직원들은 아이 엄마가 미혼모이거나 사회적 지원이 없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경우 입양기관에 연락하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당시 한국 입양기관들 사이에서 아이를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ABC는 2024. 8. 26. 후속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ABC 기사 보도 후, 동방이 입양기록을 위조하고 신생아들을 뇌물로 매수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Linda Reynolds 호주 상원의원은 “호주 정부는 한국으로부터의 국제입양을 중단하고 동방과의 오랜 관계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국제입양의 필요와 윤리성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이것은 선구적인 사건입니다. 국가적으로 우리가 만들어 낸 인신매매의 한 형태입니다.” 의원은 조작된 입양기록이나 허위 고아 신분으로 아동을 입양 보낸 한국 및 기타 아동송출국들에 대해 조사할 것을 다음 국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 중국
중국 정부가 2024. 8. 28.부터 국제입양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24. 9. 5.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국제 협약의 취지에 따라 국제입양을 중단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1992년부터 지금까지 16만명이 넘는 자국 아동을 해외로 송출했고, 그 중 절반은 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언론은 중국의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이 국제입양 중단의 배경이 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언론보도 이후, 중국 출신 입양인들의 뿌리를 알 권리를 위한 비영리단체 Nanchang Project는 “우리는 더 이상의 아이들이 태어난 곳, 문화, 정체성과 단절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이 변화로 인해 입양인들과 그들 가족들의 남은 생애를 위한 사후서비스에 초점이 맞추어 지길 기대한다.”라는 공식성명을 냈습니다.
3. 한국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4. 8. 26. 한국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 아동권리보장원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10년동안 진행한 ‘입양 기록물 전산화 사업’에 총체적 관리 부실 문제(입양기록 백지 스캔, 허위 수량, 면표시 누락 등 가이드라인 미준수, 기록물 원본 미확보, 시스템 업로드 미비 등)가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의혹 제기 후 아동권리보장원의 자체 조사와 보건복지부의 내부 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하여 8개국(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호주) 한국 출신 해외입양인 단체들과 아동권리연대, 사단법인 뿌리의집 총 10개 단체들은 2024. 8. 30. 오전 서울 종로구 아동권리보장원 빌딩 앞에서 항의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입양기록물 부실 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으며, 시위 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입양기록물 전산화 사업의 부실 정황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였습니다.
2024. 8. 3. 호주 ABC News 기사 “Australia's South Korean adoption partner falsified adoptee records to bring children to Australia”: https://www.abc.net.au/news/2024-08-03/korean-adoptees-falsification-forced-adoption-allegations/104176418
2024. 8. 3. 호주 ABC Background Briefing 팟캐스트 라디오 “The agency accused of paying bribes for babies”: https://www.abc.net.au/listen/programs/backgroundbriefing/the-agency-accused-of-paying-bribes-for-babies/104176170
2024. 5. 2. 호주 ABC Foreign Correspondent 영상 “Investigating South Korea's sham adoptions”: https://www.abc.net.au/news/2024-05-02/south-koreas-sham-adoptions/103798500
2024. 8. 26. 호주 ABC News 기사 “Calls for Korean adoptions to end amid alleged orphan 'trafficking' scandal”: https://www.abc.net.au/news/2024-08-26/reynolds-calls-for-ban-overseas-adoptions-after-investigation/104252812
2024. 9. 5. AP 뉴스 기사 “China’s halt of foreign adoptions leaves questions about pending cases”: https://apnews.com/article/china-international-adoptions-7112b4ff7e68cca76a5edea310cb835b
2024. 9. 5. 중국 외교부 정례 기자회견: https://www.mfa.gov.cn/eng/xw/fyrbt/202409/t20240905_11485901.html
2024. 9. 6. CNN 뉴스 기사 “China is ending foreign adoptions of its children. That leaves hundreds of American families in limbo”: https://edition.cnn.com/2024/09/06/china/china-ends-foreign-adoptions-children-intl-hnk/index.html
2024. 8. 26. 뉴스타파 기사 “10년을 했는데 엉터리? 복지부, 입양기록 전산화 작업 감사 착수”: https://newstapa.org/article/7QFcR
2024. 8. 30. 뉴스타파 기사 “입양 기록 관리 부실" 뉴스타파 보도에 뿔난 입양인들 항의 시위”: https://newstapa.org/article/8W76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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